요즘 나는 '혼자서도 행복하기' 탐구에 푹 빠져 있다. 

사실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건 올해 1월 말, '행복한 혼자되기'라는 인생의 숙제에 드디어 직면할 용기가 생긴 것이다.(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따구로 계속 살 수 없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더 이상 미룰 순 없다!'

개강이 다가오고 있고 개강하면 좋으나 싫으나 사람들과 교류를 해야 하니, 남은 한 달 간이라도 혼자서도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한 고찰을 시작하였다.  

의미없는 유튜브 시청, 세상 행복해 보이는 남의 SNS 구경, 웃지 않는 예능 프로그램 시청은 이제 지겹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책을 읽게 되었다.

독서모임을 위해 별 기대없이 읽기 시작했으나, 이게 웬일? 인생 책이 되었다.

 

'꼭 혼자서 행복해야 하나요?'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시작한 나의 고찰에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네. 혼자서도 행복해야 합니다. 꼭. 인간은 진정 혼자 있음을 통해 자기 자신을 알게 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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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게 중심이 '밖'에 있으면 행복할 수 없으니, 무게 중심을 철저히 '안'에 두어야 한다.

2. 과거는 지나가서 없고 미래는 오지 않았기에 없으므로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

3. 행복은 욕망의 결핍과 충족 그 사이 어딘가에서 느끼는 찰나의 감정일 뿐이니 그 찰나를 잘 포착해야 한다.

4. 인간은 행복할 때는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지만, 불행해져야 그때가 행복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알아채지 못한 현재의 행복찾기' 돌입했다.

'이것만 하면...', '언젠간...' 행복을 유보하는 행위는 금물!

 

가장 먼저 '그냥' 하던 것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 행위에 마음이 동한 이유를 찾고 그 순간을 충실히 즐겼다. 

 

 

창문으로 바깥을 바라보니 날씨가 너무 좋길래, 창문을 열었다. (그냥 연 것 X)

볕이 너무 좋길래 침대에 누워 쏟아지는 햇살을 즐겼다. (그냥 누운 것 X)

바람이 부니 <바람이 불어오는 곳> 노래가 생각나 눈을 감고 노래와 바람을 즐겼다.(그냥 노래를 듣는 것X)

침대와 바람, 음악만 있으면 행복할 수 있구나.

 

오늘 하루 중 언제가 가장 행복했냐고 물으면 주저 않고 답할 순간이다.

똑같은 내 방 침대, 똑같은 음악 어플, 어제와 비슷한 날씨. 

그러나, 달라진 '나'.

'그냥' 하던 것을 의도적으로 멈추고, 의도적으로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진짜 행복해졌다.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귀중한 찰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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