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집에서만 행복해야 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고 도서관에 방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서관 가기'가 의무처럼 되기를 원하진 않았다.
내가 '혼자서도 행복한 하루'를 보내기 위한 좋은 장소 중 하나일 뿐, 무조건 도서관에 가야 하루를 잘 보내는 거야!가 되는 것은 싫었다.
그렇다면, 도서관 이외에도 혼자서도 갈 수 있고 가고 싶은 장소는 어디일까? 장소를 고민하다가 '코인 노래방'을 가기로 결정했다. ㅋㅋ'Music is my life'가 과언이 아닐만큼 음악을 듣는 것도, 부르는 것도 좋아하지만 누군가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건 낯부끄러워 잘 가지 않았다. 왠지 혼자 노래방에 가서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이는 게 부끄러웠던 것 같다. '남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을까'하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생각이 가장 지배적인 이유였다. 이런 저런 이유들로 코인 노래방을 자주 방문하지 않다보니 혼자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친구의 추천으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다.
코인 노래방은 무척이나 한산했다. 오직 한 부스만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당시 설 연휴였다보니 코인 노래방의 최대주주인 중고등학생들은 집에서 어른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한 부스의 주인공은 아빠, 엄마, 8살 정도 되어보이는 초등학생 여자애 이렇게 세 식구였다. 3명이 마이크 2개로 열창하시던 세 가족의 목소리가 너무 듣기 좋아 웃음이 절로 나왔다.
남의 노랫소리에 집중하기도 잠시, 곧 부를 음악을 열심히 선곡했다. 노래가 시작하고 악보까지 펴가며 노래에 집중했지만
세상에 내 목소리밖에 안 들리는 것 같고 (아무도 없지만) 모두가 내 목소리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 처음에는 주변을 의식하며 머쓱해 했다. ㅋㅋㅋ
점차 그 공간과 노래 가사에 집중할 수 있었고 종국엔
혼자 3곡을 불렀다. 평소 1곡이면 평균, 2곡이면 무리였으니 이는 노래 부르기에 꽤 진심이었음을 의미한다. 남이 봤을 땐 뭐 대단한 일인가 싶겠지만 나에겐 엄청난 일이었다. 새로이 도전한 경험이자 생각을 적극적으로 실행한, 위기가 닥쳐올 때 나를 지탱해줄 소중한 기억이 된 것이다.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대학은 명문 대학이라고 생각합니다. 허나 좋은 기업이 대기업인지는 모르겠습니다. (2) | 2024.02.29 |
---|---|
인생 제 3막의 직업은 '요가'로 하고 싶습니다. (0) | 2024.02.28 |
혼자서도 행복하기② - 무기력 극복, 밖으로 나가 도서관 가기 (0) | 2024.02.22 |
혼자서도 행복하기① - '그냥' 하던 것은 그만! (1) | 2024.02.15 |
교환학생을 통해 얻은 2가지 교훈 (2) | 2024.02.03 |